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

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
로그인 로그아웃 안내 로그아웃 정보수정

안 먹어서, 비싸서…늘어나는 '김장 졸업'

송고시간2024-11-30 06:00

세 줄 요약

인천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는 연례행사였던 김장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.

'김장 노동'이 불편해 김치를 담그지 않기로 한 집도 있다.

직장인 이모씨는 "항상 일을 하는 것은 할머니와 엄마뿐"이라며 "결국 '여자만 고생하는 건 불공평하다'는 말이 나와 김장을 안 하기로 했다"고 전했다.

요약 정보 인공지능이 자동으로 줄인 '세 줄 요약' 기술을 사용합니다.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야 합니다.
이 뉴스 공유하기
URL이 복사되었습니다.
본문 글자 크기 조정
사진 없음
정윤주기자

"사드세요" 용돈 얹어 드리고…"여자만 고생" '김장 파업'도

"볼 일도 잘 없는데 서운"…"나라도 담가 아들 먹여야"

김장김치 담그기는 즐거워
김장김치 담그기는 즐거워

(서울=연합뉴스) 박동주 기자 = 28일 오전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볕들재에서 서울숭덕초등학교 학생들이 김장김치 담그기 체험을 하고 있다. 2024.11.28 [email protected]

(서울=연합뉴스) 정윤주 기자 = 인천에 사는 직장인 이모(38)씨는 연례행사였던 김장을 올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. 본가에서 고되게 담근 김치를 가져와 봐야 잘 먹지도 않을뿐더러, 연로한 부모님이 힘에 부치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.

이씨는 "부모님께 '앞으로는 김치를 사서 드시라'고 용돈을 조금 더 부쳐드렸다"고 연합뉴스에 30일 말했다.

김장철이 돌아왔지만, 김치를 담그는 가정은 갈수록 줄고 있다. 식생활 다변화로 김치 소비량이 크게 감소한 데다, 올해도 재룟값이 널뛰며 김장을 해도 양 자체가 예전 같지 않은 분위기다.

지난달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소비자 550명을 조사해 발표한 '2024년 김장 의향 조사'에 따르면 응답자의 35.6%가 김장을 할 의향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. 그 이유로는 42.1%가 비용 부담을 꼽았다. 4인 가족 기준 김장 예상 규모도 18.5포기로, 작년의 19.9포기에서 또 적어졌다.

올해는 폭염과 가뭄이 겹치며 배추 소매가격이 한 때 1만원대까지 치솟았다. 가을배추가 출하되며 진정됐지만 지난 27∼28일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 폭설로 다시 도매가가 꿈틀대는 상황이다.

'김장 노동'이 불편해 김치를 담그지 않기로 한 집도 있다. 직장인 이모(25)씨는 "항상 일을 하는 것은 할머니와 엄마뿐"이라며 "결국 '여자만 고생하는 건 불공평하다'는 말이 나와 김장을 안 하기로 했다"고 전했다. 김장을 두고 고부간 갈등이 불거지는 일 역시 비일비재하다.

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김장 문화가 점차 축소되며, 전통적인 가족의 유대감이 옅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.

전업주부 이모(68)씨는 "명절이 아니고서야 김장할 때나 아들, 딸 얼굴을 보는 데 다들 '힘들다', '못 온다'고 하니 서운하다"고 말했다. 김모(65)씨는 "혼자 몇포기라도 담그려 한다. 식당에 중국산 김치만 나오는데, 아들과 손주에게는 그래도 직접 한 김치를 먹여야지 않겠나"라고 했다.

[email protected]

댓글쓰기
에디터스 픽Editor's Picks

영상

뉴스